매년 2월 2번째주 혹은 3번째주에 멀리 투어를 나간다. 다른 대륙으로... 벌써 십여년 가까이 이루어졌다.
2009년 올해도 어김없이 큰 바다를 건너 미국으로 투어를 잡았다. 좋아하는 유럽을 버리고...
지난 몇 년간 적설량이 점차 줄어드는 유럽을 떠나 콜로라도의 베일과 브레큰릿지, 비버크릭 그리고...
투어기록을 남겼는데... 아차!!! 그 전에 떠났던 설날 투어를 빼먹었다. ㅎㅎ
설날 투어는 가까운, 아주 가까운 곳에서 조용하게 지냈다. 일본의 가장 큰 스키지역 나가노 현의 시가고겐에서.
시가고겐을 벌써 몇번째 가는지 모르겠다. 한 8번 아니면 10번... 나중에 세어봐야겠다. 꽤 많이 간것으로 기억된는 곳.
적어도 십 여차례는 간 곳이라 정겨움이 이름에서도 묻어나온다.
아시아나를 타고 도야마 공항에 내렸다. 11시가 되려면 아직 몇분 남았다. 서둘러 입국 수속을 하고 차에 오른다.
도야마 공항에서 바로 시가고겐으로 가도 야간 스키밖에는 탈 수없다. 따라서 할일이 없다.
이럴때 차라리 동네 한바퀴 돌아보고 가는 것도 시간을 보내는 좋은 방법이다.
결국 행선지는 정해졌다.
스시 뷔페에서 점심을 만족하게 먹고는, 첫번째 목적지는 바로 만화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에 나오는 유다나카 온천이다. 이 온천의 기록은 서력 7세기부터라고 하는데... 흐흐, 14세기 말까지는 그네들도 우리들도 반도와 열도에서 살지 않았다. 따라서 만들어진 허구다.
시가고원의 21개 지역 중 이치노세 패밀리 지역이 늘 좋아 항상 이 곳에 있는 호텔을 선택해 지냈지만 이번엔 멀리 야케이비타야마 베이스에 위치한 시가 프린스 호텔이다.
내가 좋아하는 히가시다테야마와 핫포 부나다이라, 하스이케 지역에서 주로 시간을 보낸다.
이 지역은 나가노 동계올림픽의 대 회전(?) 코스가 있기에 경사도 있고 슬로프 넓이도 넓다. 무엇보다 시야가 좋아 멀리 북알프스의 산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것을 볼 수있다.
시가 프린스의 아침 식사의 퀄러티는 그럭저럭, 저녁은 마음에 안든다. 먹을 종류는 꽤 되지만 워낙 객실 수와 숙박하는 여행객들이 많다보니... 일본 특유의 맛깔 스럽고 음식 하나하나를 제공하며 서빙해주는 정성스러움이 없다. 어찌되었든...
시가고겐을 십여차례 왔으면서도 몇번 가지 않았던 시부토게와 요코테야마, 쿠마노유까지 둘러보니 어느새 3일간이 훌쩍 지나간다.
마침 도착 전 폭설이 왔는지 눈은 아주 푹신하고 볼(Bowl)쪽으로 들어가면 제법 깊다. 허지만 북해도에 비한다면 약간 무거운 눈, 습기를 살짝 머금고 있는 눈질이다.
도착할 때 흐려있었던 날씨는 하늘에 많은 구름을 펼쳐 놓았지만 날이 갈 수록 얕아지며 맑은 하늘과 해를 드러낸다.
최상의 날씨... 이번 해외투어는 하늘이 도와준다. 잘 놀고 가라고...
아쉬움을 뒤로하고, 이른 아침 차에 올라 도야마 공항으로 간다.
고속도로 중간 휴식차 들렸던 휴게소에 한 사람을 빼 놓고 떠나 3분만에 다시 돌아와 웃음바다를 만들었던 해프닝도 만든 기억이 솔솔 났던...
그러면서도 떠나는 차 안에서의 내 시야는 계속 산에 머물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