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말, 대륙을 넘어가는 2월의 빅 투어를 한달 가량를 앞두고 스키와 함께 짐을 꾸렸다.
대상지는 일본, 소설 '설국'의 주 무대로 알려진 니가타 현의 나에바 스키장이다. 가뿐하게, 부담없이 간단히 몸을 풀고 온다는 생각이었지만 주위로 늘 같이 해외투어를 다니는 분들이 모여들었다.
10여명이 넘어서는 그룹이 되자 챙겨야할 것이 하나둘씩 늘어만 갔다. 하지만 늘 그렇듯 행복한 마음에 손은 빨라졌고, 일주일간의 일기예보와 더불어 스노우 레포트를 확인한 후에야 자리를 뜰 수있었다.
늦은 오후 출발의 대한항공, 니가타 공항에 내렸다. 잔뜩 흐린 날씨는 기대감을 한껏 부풀리게 해주면서도 동시에 걱정을 만들어준다.
바람이 심하게 불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주위를 돌아보니 모두들 밝은 표정, 괜한 걱정을 나만했나보다..고개를 떨어진다.
깔끔하고 고풍스럽게 꾸며진 식당에서 일본 정식으로 식사를 끝내고는 고고..
나에바 프린스 호텔에서 그렇게 첫날이 끝났다.
둘째날, 흐린 날씨속에 간간히 내리는 눈, 가끔씩 구름너머 뿜어내는 햇빛 다시 구름, 시야는 그리 좋지 않았지만 문제될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많은 눈이 우리를 즐겁게 한다. 일본의 눈 치고는 습기가 많지 않은 눈질, 슬로프를 잠시 벗어나 나무 사이로 들어간다. 누구도 밟지않은 흰 도화지에 몇개의 획을 그었다.
어느새 따라 들어온 내 일행이 앞서 나가며 깊은 자국을 만들어내고 나 또한 속도를 올린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이렇게 하루가 지나갔다.
바람이 심하게 분다. 떨어지는 눈송이가 수평으로 지나가는 모습을 보며 저녁식사를 마쳤다. 잠자리에 들 시간...
좋은 날씨가 되기를 누군가에게 빌어본다. (계속...)
